올해 결혼 30주년되는 주부 정숙현입니다.

가족들의 쳐진 어깨를 세워주기 위해 가족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해 주고, 리액션으로 기를 팍 팍 올려 주는 일에 자신이 있습니다.

올해 83살되신 어머니의 반복 되는 이야기에도 처음 듣는 것 처럼 놀라운 반응을 하며 들어 드리고,

은퇴 후 또 다른 삶에 도전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남편 방에 책 읽는 여인을 그림으로 그려 벽에 붙여 주고, 남편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하며 힘들어 할 때 마다 함께 손잡고 산책하고, 지치지 않도록 영양 많고 맛있는 계절음식으로 매끼 따끈한 식사를 차려 줍니다.

스트레스 받을 때 마다 "당신은 잘 할 수 있다". " 정말 대단하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잘 한 일이 당신과 결혼한 일이다' 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아들은 군에 있기에 자주 만나지 못하지만 전화 통화를 하거나 편지를 쓸 때 아들의 가슴에 자랑스러움을 가득 채워 줍니다.

'네가 있어 엄마는 행복하다', '아들 덕에 우리가 잘 지낸다','넌 정말 장한 대한민국 장교다' 라고...

직장생활 3년차인 딸은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지만 야근을 밥 먹듯 하느라 지치고 자신의 아이디어가 사장 될 때 마다 힘들어 합니다.

딸의 건강을 챙기고, 딸의 상처입은 마음을 만저 주는 것도 엄마인 제 일입니다.

야채를 좋아하지 않는 딸을 위해 야채를 다져 함박 스테이크나 버섯 전, 고추 전, 월남쌈을 만들어 딸의 건강도 챙깁니다.

아들친구, 딸 친구, 어머니 친구, 그리고 이모님, 동네 어르신까지

항상 마음을 열고 다가갑니다.

파전 한 접시로도

딸기 쥬스 한 컵으로도

팥죽 한 그릇으로도

마음을 만져 줄 수 있으니 감사하지요?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여보! 내가 주부 경력이 30년인데 가장 잘 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당신? 당신은 사람을 참 편하게 해 주는 장점이 있어요. 그 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까? 참 당신은 귀찮아도 귀찮다 않고 요리도 잘 하잖아. 손님 오는 것도 좋아하고...'

그림을 배운지 10여년...

집안을 갤러리로 만들어 놓았고

내 그림을 좋아하는 분들께는 나눠 드리기도 하고. 선물도 하면서

집안 일을 하는 틈틈이 짬을 내서 유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종종 글을 써서 발표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