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영양사로 5년간 대학병원과 대학교에서 근무했었는데요. 

영양사란 직업이..그저 식단만 작성하면 되는게 아니라, 매출도 신경써야하고 손익에도 책임져야하며..

까다로운 고객사의 요구에도 만족시켜야하는 힘든 직업이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처음 가졌던 마음과는 달리 메뉴를 짜고 식재료를 준비하는 모든 과정까지도 너무나 싫어져만 갔어요.

싫다하면서도 음식점에 가서도 요거 메뉴로 내면 좋겠다..이 소스는 무얼로 만들어졌을까..등등..수시로 직업병이 발동되더군요.

 결혼을 하고, 남편을 따라 지방으로 내려가느라 영양사란 직업과는 빠이빠이~하지만 너무도 힘들었고,

 아이를 키우며 바쁘게 지내다보니 특별한 미련은  없었어요.

 어릴적 무척이나 약하고 잘 먹지 않았던 큰아이를 키우면서 이것저것 해먹이며 음식에 대해 궁리하다보니

어느새 음식만드는것이 즐겁고 행복해지더라구요.

사실 영양사로 근무하면서는 입으로 지시만 했지 정작 음식을 만들줄은 잘 몰랐었지만,

실제로 아이를 키우며 이유식을 만들고 음식과 간식을 만들면서 음식을 만드는 즐거움과 행복감은 커져만 갔어요.

예전엔 메뉴작성때문에 무얼먹든지 궁금해지는 직업병이 발동되었다면

이제는 이렇게해주면 우리 아이가 잘 먹겠구나.. 우리남편이 좋아하는 맛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떠오르는데요.

무엇보다 그렇게 제가 해준 음식을 먹고 약했던 아이가 이제는 반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정도로 튼튼하게 자라나고 있으니..

그 또한 보람이겠지요.

하지만 제가 근무할때 제가 가르쳤던 후배들이 회사에서 영양사로 인정받고 승진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한켠에는 아쉬움도 남더라구요.

내가 저 자리에 계속 있었더라면..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었구요.

하지만..전 누구보다 가족을 위한 맞춤식단을 잘 차려내는 우리가족의 전담영양사로서의

자부심이 있어요.

승진도 없고, 월급도 없지만요..

제가 만든 음식이 최고로 맛있다는 팔불출 남편과

엄마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줘서 친구들이 부러워한다고 말해주는 아들내미들이 있어서

가족만을 위한 영양사여도.. 직책이 없어도..무보수여도 행복합니다.

가족의 건강과 웃음이..그로인해 행복한 우리가정이 제 직책이요, 보수이니까요..

여러사람을 위한 영양사에서 우리집 세남자만을 위한 전담영양사로 변신한 지금..그래서 너무나 행복합니다.

매일 가족을 위해 무언가를 만들고, 그것을 맛있게 먹어주는 가족을 보면 힘들었던 순간도 사르르~사라져버리고..

또 무엇을 만들어줄까 고민하는 순간도 행복으로 다가오네요.

고기 6~7인분은 앉은자리에서 거뜬하게 먹어치우는 먹성좋은 세남자와 사는저..

그래서 다른 살림을 하는 시간보다 주방앞에 서있는 시간이 젤루 길지만..

가족의 입에 맛있는 음식들어갈때만큼 행복한 순간은 없답니다.

가족을 위한 음식을 계속 만들다보니 어느새 결혼 13년차..이젠 주변에서도 음식 꽤나 한다는 소리를 제법 듣게되네요.ㅎㅎ

이만하면 저..자랑할만한 자격 충분하겠죠?ㅎㅎ

제가 만든 음식을 먹고 누구나 행복하고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앞으로도 늘 맛있고 건강한 음식 만들기 위해 노력하려구요..

가족을 위한 맞춤형 가족전담 영양사..

전 이세상 최고의 직책과 연봉과도 견줄수 없는 살림전문가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