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에 결혼할 당시 26살의 저는 그저 달콤한 사랑만 있으면 행복할 줄 알았던 철부지 신부였습니다.

다행히 요리에 관심은 있어서 열심히는 했지만 기초가 없고, 친정 어머니도 살림에는 재주가 없으셔서 배운게 없던 저는 살림과 요리가 정말 큰 벽이고, 늘  큰 부담이였지요.

절대 미각의 신랑과 입 짧은 큰애의 비위를 맞추면서 경제적으로도 절약하기위해 부지런히 만들어 먹고 노력하다보니 손님상 차릴때도 면목이 설 정도는 되더라구요.

6년차, 둘째가 생기고 형편이 나아져 넓은 집으로 옮기면서 김치 담고, 기일 챙겨 음식 대접하고 하다보니 손도 커지면서 더 요리에 관심이 생겼고

8년차, 셋째가 들어설 무렵 한식자격증에 도전하고 만삭때 자격증을 땄답니다.

9년차가 되며 셋째를 낳고 내 집도 장만하였고, 수학 학원 강사와 과외를 하면서도 오전 시간에는 주1회라도 요리를 배우며 일식, 양식, 중식, 복어, 제과 등을 익혔으며 요리쌤의 도움으로 보조 강사가 되어 대회에 나가 상도 받고 요리의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아들만 셋...

남들처럼 친정이나 시댁에서 음식을 해다 주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웠죠.

애들 공부도 엄마표로 가르치고, 애 출산 3개월 정도씩을 제외하고는 김치도 직접 담았고, 친정에 드리곤 했죠.

골고루 다양한 메뉴로 가족들을 먹이다 보니 워킹맘이나 살림에 관심 없는 주변 지인들 사이에서는 요리 잘하는 엄마로 소문이 났답니다.

그래서 집에서 요리 수업도 진행하고 때론 김밥이나 샌드위치 등 피크닉용 도시락을 부탁받기도 한답니다.

또, 감자탕이나 설렁탕처럼 푸짐한 음식도 이웃과 나눠 먹으며 서로  정을 나눈 답니다.

결혼 17년차...

남보다 좀 이른 결혼으로 대출로 마련한 3천만원짜리 사당동 꼭대기 집에서 시작했던 새댁이었는데...

검소하고 지혜로운 신랑덕에 알뜰살뜰 근검 절약하고 손수 만들어 먹고 하다보니 주변에서 인정받는 요리사도 되고,

방배동에 마련한 넓고 안락한 내집에서 든든한 아들 셋과 남편에게 사랑받고 인정받는 엄마, 아내가  되어 있네요.

육아전문(이유식,출산,육아), 요리 전문가, 동네 정보 전문가(저렴하게 이용할수 있는 모든 것들), 절약전문가(셀프 미용, 네일 아트, 절전방법, 쥬얼리 제작) 등 팔방미인이 된 저, 자랑할만 하지 않을까요?

제 솜씨 자랑할 사진 몇 장 올려봅니다.

 <요리>